물속으로 스러지기 전
나를 위문하러 온
살아있는 만물들을 바라보며
잠시 걸음을 멈추어
나처럼 이렇게 곧 스러지리니
너희가 모르는 일에 더 이상 관여치 마라
하는 무언를 던져본다
:
내려다 보이는 검은 바다에
나의 반영을 남기는데
짖굳게 제 몸 흔들며 농을 걸어오는 가스층의 모습이
내 그림자 물속에 섞여 구별이 없으니
조화와 화해를 말하지 않아도
스스로가 몸을 섞기에 바쁘다
:
오늘
나는 흔들리는 가스층처럼 목적이 없었는데
나의 생을 다 할 즈음에
노을의 적자색 위엄위에 눈을 부릅뜨며
부질없다는 생각을 접는다
:
그리고 밤으로 연결되는 통로에서
이마에 하나 둘 그어지는
잿빛 선분들을 맞이하며
내 몫의 비극까지도 승화시킨다
:
이제 길고 긴 구불구불한 길을
뒤로하며
새로운 세상을
향해
두 팔 벌리며 나타나리니
그를 기억하며
새롭게 시작되는 파아란 날을 기다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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