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입의 즐거움

팰리스

삼스카라 2007. 3. 11. 16:01













오래 전에 본 적이 있는 그가 마침내

나를 점령한다

창가에서 마른 종잇장들이 찢어져 새하얀 분(粉)으로 흩어진다

:

낮에 본 자전거 바퀴살이 허공에서 별들을 탄주하고

:

내 몸을 껴입은 그가 밤이 가라앉는 속도에 맞춰

거대한 산처럼 자라나 풍경을 지운다

천체를 머리맡에 옮겨다놓는 이 풍성한 은닉 속엔

한 점의 자애도 없다 온통 가시뿐인 은하의 속절없는 일침뿐이다

:

넘어진 자전거 마저 우주를 탄주하니 장엄하다

자애를 맛보기는 힘든 불면의 예술가에게 경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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