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입의 즐거움 487

정월 대보름(21일-흐린날)

하루의 긴 시간을알지 못하도록 배열하고는잔혹한 병들이 산재한 거리에 새로이 날이 저물어가고이방인들이밤의 축제를 벌리려 한다:시간에 긴 시간을 보낸 뒤늦게 늦게 올라온 달빛이여안도의 한숨을 쉬고연방 합장하며 뭔가를 빌어대는 사람들을굽어 살피소서:어둠을 틈타 비행을 저지르려는이방인들거리를 메우는 가로등 불빛이내리지 못하는 곳에도천하를 밝히우는 그대여육체를 태워밝은 빛으로세상에 좋은일 들만모두에게 내리기를 간절히 바래본다

몰입의 즐거움 2008.02.23

평화누리

어렵도록 연명해 온 시간앞에불사르는 타인의 심장또 하나의 의미없는 걸음걸이는허무를 종용한다:재두루미와 청둥오리가 달을 배경으로 내 머리위를 헤친다앞 못보는 바람이 와서색을 뒤 흔들고차가운 냉기와 함께가슴도 흔들린다:죽은이의 입김이 스쳐가는 느낌이 일고죽은이의 눈빛이 머물다 간 이 곳'평화누리'이 땅의 기운이 여기 서려있어옴박지게 퍼질러 앉아시간을 븥들어한 숨쉬는 이들의 하소연을 들어본다바람개비 소리휘리릭휘리릭:

몰입의 즐거움 2008.02.19

모딜리아니와 잔느의 행복하고 슬픈 사랑전

어제의 入館예식에서80세의 낭군을 다른세상으로 보내는 할머니의곱디고운 시선을 눈여겨 보았다이제껏 살면서난 그런 情어린 눈빛을 처음 보았지 싶다:잔느가 모딜리아니를 만나기 전의 드로잉 기법과 그림의 내용그리고 만난 뒤의 그림같이 호흡하며삶을 이어가며 둘의 그림은 놀랍도록 가까워짐을 느꼈다모딜리아니는 잔느를 닮고잔느는 모딜리아니를:사랑은닮는다는 거이해한다는 거그들의 생을 마감한 그 날까지서로를 배려한 내용들을 그림에서 볼 수 있었다:어제의 그 할아버지를 새벽에영원히 떠나 보내는 의식을 진행하는 동안간절히 청한 마음의 내용은행복한 곳으로 가볍게 떠나기를 바라며남아있는 가족 형제에게 아름다운 기억이 오래 머물게 해달라는:

몰입의 즐거움 2008.02.19

모딜리아니와 잔느

'모딜리아니와 잔느의 행복하고 슬픈 사랑'을 부제로 '열정, 천재를 그리다' 이탈리아 출신의 미남 화가였던 아메데오 모딜리아니(1884-1920)와 바람둥이로 알려진 그에게도 특별한, 마지막 연인 잔느 에뷔테른(1898-1920)의 미술 작품과 함께 이들의 슬픈 사랑 얘기를 전해준다. 매력적인 외모로 많은 여자들과 사귀었던 것으로 알려진 모딜리아니는 30대초반 자신의 주위를 맴돌던 14살 연하의 미술학도인 잔느를 파리에서 만나 매력을 느낀다. 잔느는 이전부터 흠모해온 모딜리아니와 작업실을 함께 쓰면서 사랑을 나눈다. 모딜리아니의 여성 편력은 계속됐지만 잔느는 크게 화를 내지않고 이를 받아들였다. 둘은 니스의 해변에서 한때 행복한 시간을 갖기도 했다. 하지만 둘 사이에 첫 아이가 태어난 뒤 모딜리아니는 어..

몰입의 즐거움 2008.02.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