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or 55

일몰 - 장화리

물속으로 스러지기 전나를 위문하러 온 살아있는 만물들을 바라보며잠시 걸음을 멈추어나처럼 이렇게 곧 스러지리니너희가 모르는 일에 더 이상 관여치 마라하는 무언를 던져본다:내려다 보이는 검은 바다에나의 반영을 남기는데짖굳게 제 몸 흔들며 농을 걸어오는 가스층의 모습이내 그림자 물속에 섞여 구별이 없으니조화와 화해를 말하지 않아도스스로가 몸을 섞기에 바쁘다:오늘나는 흔들리는 가스층처럼 목적이 없었는데나의 생을 다 할 즈음에노을의 적자색 위엄위에 눈을 부릅뜨며부질없다는 생각을 접는다:그리고 밤으로 연결되는 통로에서이마에 하나 둘 그어지는잿빛 선분들을 맞이하며내 몫의 비극까지도 승화시킨다:이제 길고 긴 구불구불한 길을뒤로하며새로운 세상을향해두 팔 벌리며 나타나리니그를 기억하며새롭게 시작되는 파아란 날을 기다리라

Color 2008.12.13

해질무렵-신두리(학암포)

가느스름 실눈뜨고하늘을 올려다 본다:어둠이 뒷문으로 소리없이침범하고아련히 색감이 변해가는 모습은껴안듯 밀쳐내듯 손잡고 다가오는 형상이다:세상시름에 지친 하늘의 소중한 빛은낮게 엎디어쉼터로 들어가며맨발의 무희처럼 그렇게 스러진다이를 평화롭다고 해야하는지:깊은밤쓰라린 것들과 비명에 찬 서러움들을 잼재우고허공에 등불을발화시키듯 괜찮다고 반복하는 삶의 고뇌:어둠에 젖어 붉은 얼굴로 떨고 있을 그대새벽은더 나은 삶의 모습이러니흩어진 氣를 모아새로운 날을 꿈꾸길:

Color 2008.12.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