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hers 63

박경리 - 그녀가 남긴 마지막 시편

옛날의 그 집 비자루병에 걸린 대추나무 수십 그루가 어느 날 일시에 죽어자빠진 그 집 십오 년을 살았다: 빈 창고같이 휑뎅그렁한 큰 집에 밤이 오면 소쩍새와 쑥쑥새와 울었고 연못의 맹꽁이는 목이 터져라 소리 지르던 이른 봄 그 집에서 나는 혼자 살았다:다행이 뜰은 넓어서 배추 심고 고추 심고 상추 심고 파 심고 고양이들과 함께 살았다 정붙이고 살았다:달빛이 스며드는 차가운 밤에는 이 세상의 끝의 끝으로 온 것 같이 무섭기도 했지만 책상 하나 원고지, 펜 하나가 나를 지탱해주었고 사마천을 생각하며 살았다:그 세월, 옛날의 그 집 그랬지 그랬었지 대문 밖에서는 늘 짐승들이 으르렁거렸다 늑대도 있었고 여우도 있었고 까치독사 하이에나도 있었지 모진 세월 가고 아아 편안하다 늙어서 이리 편안한 것을 버리고 갈 것..

Others 2008.05.05

내 생각! 어쩔 수 없는~

나는현명하다고 그렇게 자신있어 한다아무것도 귀에담지 않으려 하면서 많은 질문을 한다:많은 것을 알고 있고 또 느끼면서도조금만을말하며 사는사람내가 그러지 못하면서 그를 강요한다정해진 것은 아무것도 없는데그러기에 더욱 자유스러울 수 있고규칙적인 무질서 일수도 있는 것을:순서도 형태도 비슷하게그렇게 고정시키면밤이든 낮이든 비가오든 눈이오든ISO영향처럼 그렇게 변화시킬 수 있을 터인데::위 아래의 거울사진이 저렇게 동일하듯역시 모방의 묘미인가그런 것인가

Others 2008.02.04

입춘대길 건양다경

오늘 입춘이른 아침 출근하여 모든 문을 활짝 열고출입문에 글귀를 붙인다내 작은 룸엔축원을:봄의 기운이 새롭게삼라만상을 열어가는 것처럼그 은택이 내게도 우리 모두에게도흘러들어조화로운 세상이 만들어지길 기원하며: 사물 때깔은 생생한 뜻 알아조화로운 봄기운은 지극히 어진 마음 펼친다새롭게 삼라만상 열치고남은 은택 흘러서 사람들에게 미치기를'봄에 붙일 입춘 글귀를 쓰다' -김구 선생-:상여가 나간 마을 먼 그리움으로 광목빨래에 와서 부딪는 바람결에 올려다보는 인수봉 눈썹짬에서 흰 눈가루를 털어낸다-김장호님의 詩중에서-: 입춘은 대한(大寒)과 우수(雨水) 사이에 있는 첫 번째 절기로 해가 황도(黃道) 315도에 위치할 때이고, 양력으로는 2월 4일경이다. 음력으로는 섣달(12월)에 들기도 하고 정월에 들기도 하며..

Others 2008.02.04

렌즈로 들여다 본 세상

자연 현상은 돌고 돈다는 결국 순환이라는 말그리하여 언제나 극과 극은 상통한다는데채우려면'비어 있어라'는 말을 되내이어 본다:오늘 산책하다문득 돌다리 아래에 흐르는 물을 만난다물과 모래와 진흙과 어우러진 어두운 색의 해초들쉼없이 흐르기에새로운 생명이 잉태되리라는 예감을세상에물보다 연약한 것은 없다지만그 물은 큰 배를 띄우며생명의 삶과 죽음을 가른다:새로운 세상으로그리고 비어있는 공간으로 흐르는맑디 맑은 소리와 그 유체는오늘나를 새로운 모습으로혼돈의 사색을 잠재운다

Others 2008.01.20

경순왕릉 - 민통선 內

경기도 연천군 장남면 고랑포리에위치한 신라의 마지막인 56대 경순왕릉후백제 견훤이 신라의 왕도에 침입하여 신라 55대 경애왕을 시해하고경순왕을 왕위에 추대한다그 당시 후백제,고려,통일신라로 분열되어 후백제의 잦은 침공과 지방호족들의할거로 국가기능이 마비상태였다즉위 후 5년동안 핍박이 심해지자 나라를 고려 왕건에게 바치고사심관의 벼슬을 받았다:오랫동안 잊혀져 오다가 조선 영조때 현재의 위치에있는 것이 확인 되었으며경주지역을 벗어 난 유일한 신라왕릉이며망국후에 조성된 곳인지매우 소박하다

Others 2008.01.13